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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9월

Uniswap 강의 참여

8월말이었나, 링크드인에 아래와 같은 포스트가 올라왔다. 먼저 나는 저 사람을 당시에는 몰랐고, 누군가가 좋아요를 눌렀던 탓에 나에게도 피드가 뜬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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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이후로 블록체인과 관련된 커리어를 쌓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약 6년간 몸담았던 분야다보니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는 있었다. 그러던중 평소에 배우고싶었던 Uniswap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무료 강의가 나에게 노출되었고, 정말 아무런 고민도 없이 신청했다.

강의는 4주동안 진행되었고, 매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과제들이 부여되었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할 때 Truffle, Hardhat만 사용해봤는데, 이번에 Foundry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Uniswap의 동작 방식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직접 AMM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해보았고, 구현한 컨트랙트를 사용해서 직접 토큰을 교환할 수 있는 웹페이지도 만들어보았다. 이전 포스트 ‘백엔드 개발자의 AI로 아주 작은 dApp 만들기’에서도 적었듯이, 프론트엔드에 대해 경험이 없었던 나에게 이번 강의에서 진행된 모든 과제들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실 강의만큼이나 과제를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인데, 좋은 마음으로 모든것을 정말 좋은 퀄리티로 제공해준 Joel Mun님께 비록 이 글을 보지 않겠지만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싶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과제를 했고, 최종적으로 이번 강의의 수료자로 이름이 올라갔고 졸업생 채널에 초대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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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업 더하기 밋업은 밋업의 연속

5월부터 일하고있는 회사가 전면적으로 재택이 가능하다보니, 1주일동안 나가는 횟수도 거의 없고 심지어 만나는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에는 내가 사람좀 만나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바램에 따라 커리어데이에서 운영하는 디너클럽에도 참석했다.

디너클럽에 대한 후기는 나중에 올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다양한 직업 속에서 공통된 주제들이 나올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을 어떻게 이렇게 모아줄 수 있는지 신기했다. 혹은 모든 직장인이 비슷한 관심거리를 갖고있어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아내는 개발자들이 밋업을 통해 공통된 관심사와 주제를 가지고 만난다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나에게도 밋업이 있으면 자주 나가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사이트를 얻고 오기를 바랬는데, 문제는 코로나 이후로 예전만큼 밋업이 활발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내가 관심있는 주제들에 대해 열린 밋업은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번 9월은 내가 관심있는 밋업들이 정말 많이 열렸다. 밋업과 북토크를 포함해서 무려 5개의 모임에 참석했다.

ZZIN’ Web3 Builders 2025

위에서 언급한 Uniswap 강의를 진행한 Joel님과 블록체인 빌더에서 꽤 이름이 있는 Bora님이 주최한 ‘Web3 개발자 지망생을 위한 밋업’에 참여했다. 사실 Web3 커뮤니티에 큰 관심이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강의를 진행한 Joel님이 헬퍼를 모집하면서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아 참여했다 (사실 Web3 개발자가 되기 위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모임이라는 것을 밋업 당일에 알았다).

생각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약 100명 이상)이 참여했는데, 헬퍼로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귓동냥으로 듣고 링크드인에서만 보던 사람들과 인사도 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평소에 관심이 많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유명한 책도 쓰신 분이 참여하셨는데, 덕분에 아래에 언급할 북토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북토크: 스테이블코인의 시대

최근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나온 책중 ‘스테이블코인의 시대’라는 책의 저자인 Seon Min Yi님이 주최한 북토크에 참여했다. 사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좀 재미있는데, ‘ZZIN’ Web3 Builders 2025’ 밋업에 작가님이 참여하신걸 보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으나, 너무 인기가 많으셔서 멀리서만 지켜볼 수 밖에 없던게 아쉬워서, 밋업이 끝난 후에 개인적으로 링크드인 메시지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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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시간이 괜찮으시면 커피챗을 꼭 하고싶다’고 적었는데, 반대로 작가님께서 이번 북토크가 이미 신청은 마감되었지만 와도 된다고 자리를 열어주셔서 기쁜 마음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역시 두드린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CBDC, 토큰증권 등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나면서 생긴 의심이랄까. 혹은 ‘그래서 스테이블코인,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꼭 필요한 이유는 뭐야?’는 질문의 답변을 할 정도로 아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북토크에도 중간에 패널 토론 시간이 있었고,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상 손을 들고 질문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국채 매입을 통한 국가 재정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가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한 기업과 우리같은 사용자들은 뭐가 좋아지나요?”

아뿔사, 앞에 ‘원화’를 붙이는 것을 잊었다. 패널 모더레이터분은 “USDT, USDC가 얼마나 돈을 버는지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서기 좋아하지만 질문할때 항상 긴장하는 성격탓에 어떻게 질문할지 적어놓고도 핵심적인 내용이 비어있는 질문을 하고 말았다. 어찌되었든 작가님을 포함한 패널분들은 나의 질문에 매우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셨다.

그런데 이 북토크에서 가장 의미있던 시간은, 사실 북토크가 모두 종료되고 사인회가 열리는 도중이었다. 사인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구매한 책을 집에 두고왔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를 참여하게 해주신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이 있어 꼭 인사를 드리고 집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인 줄이 생각보다 길어서 좀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패널 토론자였던 Junyoung Jeong 님께서 먼저 인사를 걸어주셨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던도중, 갑자기 내가 정말로 궁금했던 질문이 입밖으로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이 요즘 다시 부상하고있는데, 다시 블록체인 개발자로 돌아가야할까요?”

사실 최근에 스테이블코인이 다시 부상하면서, 꽤 많은 블록체인 기업에서 면접 제안을 받는다. 뒤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앞으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는 개발자가 아닌 AI를 활용해서 목표하는 바를 명확하게 계획하고 이를 에이전트에게 정확하게 지시하고 돌아오는 결과에 대해 검토하고 제대로 질문하는 개발자가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다보니 ‘내가 생각한 방식대로 앞으로 나아가야할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에 다시 몸을 맡겨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굉장히 간단했다.

“아니요.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비지니스가 중요할겁니다.”

앞으로의 개발자의 방향성에 대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가 틀릴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답을 통해 그 결심을 믿고 앞으로 계속 나아보기로 했다.

AI 밋업 3종세트

9월 한달동안 KBW(Korea Blockchain Week) 2025의 영향으로 수많은 블록체인 관련 밋업들이 열렸는데, 그 안에서도 AI에 대한 알짜배기 밋업들이 있었다.

나는 AI 자체의 기술에는 관심이 없다. 그 분야는 이미 엄청난 전문가들이 있고, 내가 이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AI 엔지니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AI 에이전트를 잘 다루는 개발자, 그리고 AI 에이전트를 잘 만드는 개발자가 되는것은 충분히 시도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 회사에서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밋업들이 생기면 바로 신청해서 다녀왔다.

특히 Claude Code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 ChatGPT, Gemini도 충분히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었고 심지어 IDE는 Windsurf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Claude Code를 사용하고 있었고 심지어 일부는 $200 달러를 매달 지불하면서 대부분의 업무를 AI 에이전트를 통해 처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달 초에 $100 요금제를 구독했는데, 막상 구독하고보니 어떻게 이걸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모르는 상태다보니 아까운 내 구독료만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총 3군데의 AI 관련 밋업에 참석했다. AWSKRUG, Claude Code Seoul 밋업에서는 Claude Code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AI Builder Seoul 밋업에서는 실제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를 만들어본 경험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3군데 밋업 모두에서 느낀 내용을 종합해서 정리해보면,

  •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AI에게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얻은 코드를 복사하고 붙여넣기 하고있다. 이것은 단순히 ‘내 수고로움을 줄이는 노동의 감소’의 의미 이상이 되지 않는다.
  • 하지만 AI를 정말 잘 사용하는 상위 1%의 개발자들은, AI를 또한명의 직원으로 고용한것처럼 사용한다. 계획하고 검토하는 인간의 일을 수행할 뿐, 모든 노동 작업들을 AI를 통해 수행한다.
  • 이를 위해 ‘정말로 잘 설명하고, 계획하고, 작업을 지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 사용의 능숙함이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명확하고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잘 지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에는 AI가 있다고 해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게 아니다. 뛰어난 시니어 개발자가 되는 기준은 변한게 없다. 단지 시니어 개발자가 되는 기간이 전보다 훨씬 짧아졌을 뿐이다.

밋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한 내용은 브런치에 올린 포스트 Meetup에 푹 절여진(?) 한주를 참고해주세요.

50만원. 그까이꺼!

위에서 말한 AI 에이전트를 잘 사용하는 방법과,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강의와 책을 구매했다. 강의는 NomadCoder의 AI Agents 마스터클래스이고, 책은 한 걸음 앞선 개발자가 지금 꼭 알아야 할 클로드 코드이다. 총 5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돈이 아깝지 않으려면 정말 열심히 들어야겠다 💸. 10월안에 강의와 책 모두 끝내려고 한다.

나는 배움에 대해 조금 인색(?)한 편이다. 특히 개발자와 관련된 학습은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게 많아서 그런것 같다. 하지만 결국 좋은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도 낭비되고 무료 강의인 경우 대부분은 품질이나 내용이 좋지 않거나 마지막에는 유료 강의 등록을 요구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생각에, 적지 않지만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구매했다.

수영 시작

어렸을때 수영 선수반까지 할정도로 나는 수영을 좋아한다. (대전에서도 안했지만) 서울에 올라와서도 수영을 하고싶어서 여러곳을 찾아다녔지만, 회사 시간도 그렇고 등록하기도 어려워서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집 근처에 있는 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하는 새벽 수영 등록에 성공했고, 일주일에 3번 아침 7시부터 한시간동안 수영을 하고있다. 최근에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어렸을때 성장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배우지 못했던 접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선수반까지 했지만, 접영은 전혀 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재택근무 이후에 생긴 익숙해짐과 나태해짐 그 사이

확실히 재택근무를 하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좋은 상황은 아침 일찍부터 업무의 몰입에 들어간 상태인데, 이동하는 시간, 누군가와 점심을 먹는 시간 등 몰입을 방해할만한 요소들이 전부 제거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일에 완전히 몰두한 상태로 엄청나게 높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은, 아침에 몰두하지 못한 상태를 혼자서 이겨내야하고,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위에서 얻은 것만큼 최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책 ‘개발자, 오늘도 마음 튼튼하게 성장하기‘에서는 아침에 잠시 밖에 산책을 다녀오는 것처럼 ‘출근을 모방하는 태도’를 루틴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했다.

결국 어떤 방법이던지 루틴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앞으로 해외에서 일하게 될 상황을 고려할때 이러한 습관을 만드는 연습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몸이 편한 것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에 더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이제 2025년도 3분기가 지나고, 총 3개월만 남았다. 남은 시간도 더 많이 경험하고 성장하자!